희망봉에서 온 엽서
스토리텔링의 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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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스아프리카 | Date 2018-05-28 15:27:50 | hit 1,911 |
집을 보러 갔다.
첫 번째 집, 중개업자는 말끔히 정리된 집을 돌며 그 집에 사는 가족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이 집엔 30대 중반 때 지금의 부부가 이사와 25년째다. 두 아이는 잘 자라 큰 애는 몇 년 전 결혼했고,
둘째는 올 해 대학 졸업 후 독립해 나갔다. 집 주인은 얼마 전 회사에서 승진 후 이사를 결정했다.
당신도 이 집에 오면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음 집을 보러 갔다.
그 집의 중개인은 별 이야기 없이 짧게 집이 대게 좋다는 자랑만 늘어 놓은 후,
“눈독 들이는 사람들이 많으니 계약을 서두르라, 가격은 얼마다” 그게 전부였다.
두 개의 집 중에서 어떤 집이 먼저 팔릴까?
비슷한 조건이라면 구매자는 첫 번째 집을 고를 확률이 더 높다.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첫 번째 중개인은 그 집에 살아온 가족 이야기로 사람 마음을 샀다.
두 번째 중개인은 오직 집을 팔 이야기만 했다.
나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14년 전, 지금하는 일의 초창기,
오랫동안 아프리카 전문 여행사를 운영해 오며 이 바닥의 베테랑이라는 그와의 첫 만남을 잊지 못한다.
여행사 창업을 꿈꾸는 나는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른 여행사가 될 수 있는가?' 그에게 물었다.
“아프리카요? 뭐 이야기 할 게 있나요? 그냥 보고 지나가는 게 전부죠.
그래서 다른 여행지 보다 훨씬 수월하게 일합니다.”
돌아온 그의 답이었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대륙 아프리카에 아무 것도 없는 게’ 전부 일리는 없지 않는가?
본래 인간은 납득 당할 때 움직이게 되어 있다.
나는 나만의 문법으로 아프리카 이야기를 찾아 스토리텔링을 짜고 싶었다.
원칙은 세가지.
정교, 구체적, 세련되게 설명할 것.
수사학도 결국은 인간을 설득하는 학문이다.
인간을 설득하려면 감동을 주던지, 웃기던지, 아니면 유용한 정보를 주면 된다.
요약하자면 재미와 감동이다.
그 바탕에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남과 비켜가는 차별화가 스토리텔링이기도 하다.
누구나 남다르고 멋진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스스로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희망봉에서 김은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