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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Ubuntu), 남아공의 사상적 뿌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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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스 아프리카 | Date 2017-03-07 18:04:46 | hit 2,393 |
지금은 많이 퇴색했지만 남아공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분투(Ubuntu)' 사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 (I am because we are.)’라는 공동체적 의미를 가진 정신이요 위대한 협동 사상입니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아 가자는 철학이지요.
남아공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일 것 입니다.
이 인종분리 정책이 끝나고 만들어진 정부 기구 중 하나로 '진실 화해 위원회'가 있습니다.
진실 화해 위원회는 과거 남아공에서 일어났던 인권 침해 범죄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잘못된 진상은 철저히 규명하지만 법적인 책임은 묻지 않고 사면한다는 것이 취지였지요.
한 순간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위치가 바뀌었지만 서로 증오하지 않고 화해 방법을 찾으려 했습니다.
오랜 세월 증오의 관계였지만,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함께 할 때 더 인간적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진실 화해 위원회의 중심에도 우분투 정신은 서있었습니다.
케이프타운에 살다 보면 일상 속에서 ‘for you’ 라는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이민 초기에는 이 'for you'를 잘못 해석해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집 수리공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면 말끝마다 'I will do for you 너를 위해 하겠다'를 꼭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를 그냥 서비스 해 주겠다는 의미로 들었는데, 일 마치고 계산서를 내미는데 그 'for you'라고 했던 항목들이 꽤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민 초보자의 수업료였습니다.
인간은 어려울 때 연대 의식이 생깁니다.
그래서 기쁨을 같이 나눈 사람보다도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 나눈 사람에게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재산 상속을 두고 가족간에 다투는 일이나, 잘 나가던 록 그룹이 끝까지 가는 경우가 드문 것도 마찬 가지일 것 입니다.
어원적으로 보더라도 '공감 sympathy' 이란 단어는 '함께 고통을 겪다 soun pathein'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왔다고 하네요.
이처럼 고통 속에서 인간의 유대감이나 연민은 더 생기지 않을까요?
태풍 속에 정박된 항구의 배들은 밧줄로 서로를 묶어 풍랑을 견디어 냅니다.
황제 펭귄들은 극지의 눈보라 속에서도 촘촘히 서서 추위를 물리칩니다.
함께 더불어 극복해 가는, '우리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는 우분투 사상입니다.
'우리'를 통해 힘을 합하면 더 많은 승리의 순간을 맛볼 수 있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