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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들을 보며 생각하다
by 땡스아프리카 | Date 2016-03-21 22:38:29 hit 2,009

바깥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표정이 얼마나 뻣뻣하고 엄숙한지 금방 느껴진다

세상의 온갖 번뇌를 다 짊어진 듯한 표정을 봐도 이젠 그다지 이상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까칠할 때도 있다

우리는 본래부터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살아 왔을까 

아닐 것이다

 

지리적으로 결정된 대한민국 역사의 성질즉 고난의 역사 때문이다

함석헌 선생의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골자가 되는 사상도 '한국 역사의 밑에 숨어 흐르는 바닥 가락은 고난을 말하고 있다.

거기에다 피곤한 근대사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나는 우리의 안동 하회탈 같은 얼굴을 되찾을 수 있을까

 

웬만하면 감추는 우리의 내숭 문화에 비해 아프리카 사람들의 표정은 무척 다양하다

조금만 감사해도미안해도좋아도싫어도기뻐도슬퍼도놀랐을 때도, 바람만 불어도 야단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감정의 표정에도 백인과 흑인 차이가 있다

백인들의 과장된 립 서비스(lip service)나 호들갑은 이미 다 안다

만성적 긴장 증세에 시달리는 우리는 별 것도 아닌 그들의 수사에 쉽게 감동하는 걸 보면 어처구니 없을 때도 있다

백인들은 습관적으로 현란한 몸짓과 형용사와 부사를 조금도 아끼지 않는 인종들이다.

 

이에 반해 흑인들은 몸 동작이 크고 우렁차다 싶은 목소리로 감정을 표현한다

기쁠 땐 주변에 신경 끄고 화끈하게 웃어 재끼고 좋으면 더 좋은 표정을놀라면 더욱 놀란 표정을 짓는다

실제보다 떠벌려 나타내는 몸짓이나 표현이 풍부해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늘 별 걱정 없고 쾌활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사실 그렇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었으니까)

당사자에게 불리하거나 난감한 처지에 이르면 쉽게 안면을 바꾼다

그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표정으로 '무표정과 어정쩡한 태도'가 있다 

성질 다급하고 화끈한 것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속 터지는 장면이다

 

이 외에도 직접 체험한 그들의 허풍과 과장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흑인들은 엄살이 심하다

우리 눈에는 정말로 괜찮아 보이는데도 아파 죽겠다 그런다

웬만하면 참고 일하면 될 것 같은데 하던 일을 그만 두고 귀가 하시겠다 그런다

이럴 땐 절대로 일 시키면 안 된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사건 복잡해진다

하여 약을 사랑하며 병원 가는 거 무척 자랑스러워 한다.

 

답은 언제나 '예스', 그들에겐 ''가 없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긴 식민지 역사의 습관으로 우선 '예스'를 해 놓고 순간을 버틴다

지배 당하는 자에게 ''라고 하는 답은 있을 수 없었다.

 

언질을 주지 마라

그 순간부터 피곤해진다

만약 줄게 있다면 줄 때 조용히 주면 된다

줄 것처럼 이야기 해 두면 시도 때도 없이 '언제 줄 거냐?'고 찾아 온다

밤에도 찾아 온다.

있으면 해치워야 하는 것, 저축할 여유도 없지만 미래를 위해 저축 하지 않는 그들의 습관과 같아 보인다

아무튼 주고 나면그 순간으로 끝이다.

 

길을 묻지 마라

처음 이곳에 와서 길을 몰라 지나가는 흑인에게 길을 물었다 골탕 먹은 적이 한 두 번 아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차가 없어 걸어만 다닌 그들이 길을 알리 만무한 일 아닌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길을 물으면 절대로 모른다고 하지 않고 꼭 가르쳐 준다틀리는 게 문제지만.

 

구경을 좋아한다

남는 게 시간이라 그럴까뭐라도 볼거리만 생기면 어디서 왔는지 금방 북적거린다

구경거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빛내주며 중간 중간 가끔씩 훈수도 한다.

 

무작정 기다린다

역시 넘치는 시간이 문제로다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리라고 하면 하루 종일도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버티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다.

 

음악을 소음 수준으로 듣는다.  

그들이 주로 이용하는 승합차에는 대형 스피커를 개조해서 붙이고 다닌다

몇 십 미터 밖에서도 내 차와 골이 흔들릴 정도의 소리로 음악을 틀고 다닌다

차에 탄 사람들은 괜찮을까?  

 

개를 두려워한다

얌전히 있던 개도 흑인만 보면 갑자기 짖는 개들이 많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백인들이 그렇게 훈련을 시켜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 해 본다

집안에 일을 하러 오는 덩치 큰 일꾼들도 제일 먼저 주문 하는 것은 개를 한쪽으로 치워 달라는 것이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친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특히 동양 사람들을 보면 한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쳐다 봐 주어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당해 보지 않으면 그 눈길이 얼마나 부담 되는 눈길인지 모른다

그럴 땐 조금 미운 생각도 생긴다.

 

하지만 이곳에 살며 생각해보면 그들의 태도가 이해되는 부분도 많다

남아공의 인종분리 정책은 흑인들 스스로 주관 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전혀 없는 집단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진 그들은 놀 거리도 즐길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이 평생을 살아야 했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주인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쳐다 보는 이가 난감할 정도의 표정도 어렵지 않게 지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의 그런 표정을 볼 때면 금방 쓸쓸해 진다.

다른 인종과 어울리지 못하게 막아 온 인종차별 제도는 자유롭게 행동 할 수 있는 흑인들의 유전자마저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이는 타고난 그들의 기질도 있겠지만 

우리가 그랬듯 오래 전부터 겪어 왔던 역사적 경험의 산물일 것이다.   


케이프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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