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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 바닷물 색깔은 좌우로 정말 다를까?
by 땡스아프리카 | Date 2014-04-07 22:52:06 hit 2,211

이름하여 '희망봉 Cape of Good Hope'.

 

케이프타운을 찾아온 사람들은 '희망봉에 대해 나는 이렇게 알고 있다' 면서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믿어 의심치 않는 마음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나 '아프리카 대륙 땅 끝 아니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 아닌가?'

 '두 대양이 만나는 바닷물 좌우 색깔이 정말 다르냐?'는 것이다.

 

답은 '모두 그렇지 않다' 이다.

 

아프리카의 땅 끝은 희망봉에서 동남으로  230 km 떨어진 케이프 아굴라스(Cape Agulhas) 라는 곳이다.

이곳이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남단이다.

아굴라스(Agulhas)는 포르투갈어로 바늘(needle)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향신료를 찾아 인도로 향하던 포르투갈 선원들이 아굴라스에서 나침반을 보니 바늘이 정()북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봉에서 남쪽 바다로 서서 왼쪽으로 눈길을 던져 보라.

서 있는 곳 보다 훨씬 아래 쪽으로 뻗쳐 있는 육지들을 육안으로 확인 할 수가 있다.

아프리카 지도를 펴놓고 봐도 쉽게 증명 된다.

케이프 아굴라스는 해발이 거의 없는 평지이며 희망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대서양과 인도양의 접점도 케이프 아굴라스이다.

케이프타운에 접한 바다는 모두 대서양이며 인도양은 보이지 않는다.

 

뭐니뭐니 해도 최고 압권은 '희망봉에서는 바닷물 색깔이 한쪽은 파랗고 다른 쪽은 검다는 것'이다.

여행자들은 책과 인터넷에서 보았다며 그 색 다른 바다를 보여 달라고 그러는데 나는 그런 영험함이 없다.

어떻게 한 지점을 중심으로 함께 섞여 있던 바닷물 색깔이 다를 수 있을까?

비 오는 날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비가 내리고 비가 그치는 지역이 칼로 자른 듯 나누어 질 수 있을까?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강》이라는 왈츠 곡, 실제로 다뉴브 강은 유속이 빨라 바닥의 흙을 일으키므로 거의 회색이라고 그런다음악의 제목에서는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라고 했지만 강물의 색깔은 그렇지 않다.

감수성 넘치는 예술가들이 날 좋은 날맑은 강물의 색깔을 보고 과장해 놓은 것이나 같은 이야기다.

 

'희망봉 (Cape of Good Hope)' 이라는 이름부터가 작위적이다.

본래는 '태풍의 곶 (Cape of Storm)' 이라 불렸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기도 어려웠던 500년 전향신료를 찾아 인도로 가고자 했던 선원들은 이 지역에 겁을 먹고 있었다.

뱃사람들을 뒤에서 후원해 주었던 힘있는 사람들이 선원들의 두려움을 줄이고 용기를 북돋기 위해 '긍정의 희망봉' 으로 개명 하였던 것이다.


비슷한 개명의 예는 더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Greenland) 의 이름은 실제와 너무 다르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에릭의 섬(Eric's Island) 이라 불리던 이 섬은 전 국토의 85%가 빙상으로 덮여 있다.

이주민을 끌어 모으기 위해 마치 녹음이 우거진 땅처럼 그린란드로 개명 하여 사람들이 이주하고 싶도록 만든 것이다.


정설처럼 떠돌아 다니는 희망봉에 대한 이야기재미로 꾸민 '만화 같은 썰()'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사람들은 소문이 정말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희망봉과 아프리카 땅 끝, 대서양과 인도양의 물 색깔.

이는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경계일 뿐이다.

 

경계라는 것도 무릇 우리의 상상 속에 잠겨 있을 때 더 아름답지 않을까?


케이프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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