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에서 온 엽서
산하나 넘고 나면 또 산 하나 푸르네, 2018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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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스 아프리카 | Date 2017-12-31 21:55:56 | hit 1,939 |
2017년도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이 때가 되면 점점 희미해져 가는 시간 멈칫멈칫 뒤돌아 봅니다.
그건 아마도 새해에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 아닐까 싶네요.
자동차가 사고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백미러를 봐야 하듯 우리네 삶도 그렇습니다.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 한 구절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고 싶습니다.
‘산하나 넘고 나면 또 산 하나 푸르네 (一山行盡一山靑)’
김시습은 시대에 절망하고 산천을 유랑했습니다.
이 시도 길 위에서 느낀 소회를 담았습니다.
마음에 집착 없이 살고 싶었던 것이죠.
어쩌면 시인은 세상을 한탄하며 유유자적 초연한 삶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산길을 걷다 보면 둔덕도 있고 쉼터도 만나죠.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고 걷는 우리네 인생이 딱 그렇지 않던가요?
길을 잘못 들었다고 잘못 한 것은 아닙니다.
혹시 길을 잃었다고 해도 그 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믿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걷는 것, ‘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넘고 싶은 산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는 곳이 아름다운 길이면 좋겠지만 혹시 그렇지 않더라고 실망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그 길 또한 유의미한 시간일터이니까요.
'산하나 넘고 나니 또 산 하나 푸르러 오네'
여러분, 멋진 2018년 되십시오.
2017년 끝 날 희망봉에서 김은영 드림